Ⅰ. 서론
구조물들은 자신들에게 재하되는 수많은 하중을 견고한 지반에 전달함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비로소 완수 할 수 있는 숙명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다. 때문에 견고한 암반이라는 금수저를 물지 못한 흙수저, 즉 연약한 지반위에 설치되는 구조물들은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자 금수저들에게는 불 필요한 말뚝이라는 군더더기를 설계자에게 요구하게 된다.
필자에게 구조물의 해석시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하중의 정량화, 구조물의 이상화, 그리고 경계조건이라고 답을 하는데 그 중 엔지니어의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 바로 “경계조건”이라 말을 하며, 실 구조물의 거동을 얼마나 유사하게 모델링 할 수 있느냐는 경계조건에 달려 있다고 말을 하곤 한다.
흙수저인 말뚝기초를 설계하기 위해서 현재의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Method 1:
기초 상단을 고정단으로 해석한 후, 말뚝 반력과 변위는 탄성해석법 (변위법)으로 계산하는 방법
Method 2 :
말뚝을 가상고정점(1/β)까지 모델링하는 방법
Method 3 :
말뚝전체를 포함한 Full Modeling 방법(지반 Spring은 말뚝의 절점별로 재하)
Method 4 :
말뚝기초의 강성을 기초상단 1절점에 6자유도 스프링으로 모델링 하는 방법
이 중 ‘Method 3’이 실제구조물의 거동을 가장 유사하게 모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지만,
구조물을 말뚝을 포함한 풀모델링을 실시할 경우에는 말뚝의 절점마다 지반조건을 고려한 스프링을 경계조건으로 재하하여야 하므로 모델링이 무거워지고 해석시간이 크게 소요되므로 실무에서는 1, 2, 4의 방법을 적용하여 설계를 적용하곤 하는 것이다.
본 고에서는 ‘Method 4’를 적용하여 설계를 진행한 예를 한가지 보여주고, 이때 설계자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사항을 구조역학에 기반한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한 뒤, 실무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Ⅱ. 설계 사례 및 오류 사항
2.1 Method 4 설계가 필요한 구조물
Method 4의 설계방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설계의 대표적인 구조물은 풍력발전기 기초를 들 수 있다.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풍력발전 사업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풍력발전사업은 육상풍력의 경우에는 풍력 발전기 기자재의 구매비용이 풍력발전단지 총개발사업 비용(부지, 발전기 기초, 송전선로, 관리동, 변전소 등)의 대략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풍력발전기는 IEC로부터 발전기 성능에 관한 인증을 득해야 하는데, 이때 타워의 안전성 또한 평가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 즉, 타워구조의 안전성은 풍력발전기 제조사 측에서 Guaranty 해야만 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풍력발전사업을 진행할 때, 구조기술자들이 해야 할 업역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이쯤 되면 한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은 타워의 구조검토를 실시할 때, 경계조건을 어떻게 했을까?
서론에서 언급한 구조해석의 중요 사항 3가지 중 한가지가 경계조건이었는데...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은 기초가 어떤 지반조건에 설치될 줄 알고 안전성을 Guaranty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의문 사항에 대한 답이 Method 4의 설계 적용 사유인 것이다.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은 풍속 및 난류성분, 공력 비대칭 현상 등을 반영하여 풍력시스템을 검증하는데 GH-Bladed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고, 풍력실증단지를 세워 타워의 안전성을 포함한 풍력발전기 인증을 받는다.
풍력발전기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풍력발전기의 공기역학적 특성을 반영하여 시스템이 안정하기 위한 기초의 조건을 풍력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EPC를 담당하는 회사측(혹은 설계사)에 제공하여 기초설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음은 필자가 수행했던 풍력 사업에 참여하였던 2개의 풍력발전기 제조사가 제공한 기초에 관한 Preliminary Requirement 이다.
즉, 풍력발전기 기초의 특성을 1절점의 6자유도로 정의하여 제조사의 요구조건에 부합하여야 하는지 검토하여야 하므로 서론에서 언급한 Method 4의 설계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풍력발전기 기초설계 절차를 간단히 정리하면,
발전기제조사 측은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만족되었을 때를 가정하여 풍력발전기 하단에 작용하는 단면력을 EPC사(혹은 설계사)에게 전달해주고,
EPC사는 해당 하중에 안전·안정한 기초의 규모를 산정하여 기초의 강성을 제조사 측에 전달하여 주면,
해당 기초의 강성을 반영한 풍력발전기 시스템의 하중을 제조사 측에서 재산정한 후 재하 하중을 확정하여 EPC사에게 다시 전달해 주는 형태로,
몇 번의 feedback 절차를 밟아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게 된다. 때문에 EPC 수행사는 자신들이 설계하는 기초의 강성을 적절히 산정하여 발전기 제조사 측에 전달하여야 하는 것이다.
2.2 실 설계적용 사례
처음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필자는 토목구조장이임에도 불구하고, EPC계약, 기자재 구매를 총괄해야 하는 이상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토목구조분야 설계라도 외주를 줄 수 있었으면 좋았겠으나 PJ. 비용 절감에 혈안이 된 담당 임원의 아집으로 인해 설계는 당연히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업역으로 남아있었다.
다음 그림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기초의 모델링 형상 및 경계조건이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는 위치의 지반조건을 반영한 기초의 강성을 어떻게 산정할지 고민하다가 엔지니어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기초강성을 산정하였다.
그리고 해당 결과를 반영하여 산정된 타워하단의 단면력이 반영된 구조계산을 토대로 건설된 풍력발전단지는 현재 완공되었으며, 상업전력을 생산 중이다. 하지만 필자는 뒤늦게 서야 해당 검토에 커다란 오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구조를 사랑하는 토목구조기술사&건축구조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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