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동역학에 대해 1985년 일본 건축연구소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지진공학부(IISEE)에서 과학기술처 파견 교육생 과정으로 내진설계를 처음으로 접했다. 그리고 진동론을 기본으로 하는 응답 스펙트럼의 의미를 이해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생겨 일본 동경대학교로 유학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신입사원으로 한국전력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응답 스펙트럼이라는 말은 접했지만, 의미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본 컨텐츠의 기본이 되는 동역학은 고인이 되신 와타베(渡部) 선생님의 수업으로 접하고 지진과 구조물의 공진현상이 내진설계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진현상의 이해는 후크의 탄성이론에 뉴턴의 관성력이 합성된 미분방정식의 풀이 과정을 직접 손으로 한번은 풀어보아야 이해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시작하고 있다.
진동방정식의 해는 외력의 작용이 없는 상태의 해인 자유진동과 외력의 작용이 있는 강제진동의 해가 있다.
그리고 자유진동에는 감쇠가 없는 해와 감쇠가 있는 해가 있다. 미분방정식의 풀이 과정은 학부 과정에 비하여 다소 어려운 점은 있지만 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수료했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일반 교과서에서는 미분방정식의 풀이 과정을 중간에 생략된 경우가 많지만, 본 컨텐츠에서는 누구나 따라 올 수 있도록 생략과정 없이 기술하도록 하였다.
동역학의 수식을 이해하고 내진설계의 문제를 접하는 것과 수식 없이 개념만의 이해는 큰 차이가 있다. 어떤 학문이든 깊이 이해하면 다른 학문도 저절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동역학을 통하여 배움과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는 후학들이 많으면 좋겠다.
특히 다음 편에서 설명될 강제진동에서 증폭비율과 위상각의 의미를 이해하면 대부분 진동 문제에서 통찰력을 갖게 된다.
공학에 자주 쓰이는 단위로는 절대단위(絶對單位)와 중력단위(重力單位)가 있으며, 절대단위로서는 MKS단위와 CGS단위가 있다. MKS라는 글자는 각각 m, kg, sec의 첫 문자를 인용하였으며, CGS는 cm, g, sec의 첫 문자를 인용하여 이를 기본단위로 하고 있다.
절대단위와 중력단위와의 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질량의 단위이다.
즉, 물체의 질량은 물체가 지구에 있든지 달에 있든지 상관없이 일정불변의 값이나, 중량은 작용하는 지구인력의 크기에 따라 변화하는 값이며 지구상에서의 중량은 질량 m에 중력의 가속도 g를 곱한 것과 같다.
우리들이 취급하고 있는 모든 물체는 지구상에 있는 물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설명되는 물체의 운동방정식에서 사용되는 값은 중력단위로 표시됨을 주의해야 한다.
즉, 진동방정식에서 관성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항으로 사용되는 질량은 m=W/g를 사용해야 하며 W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무중력 상태에 있는 우주선에서도 운동에 필요한 힘의 크기는 금속처럼 질량이 큰 물체는 고무처럼 질량이 적은 물체에 비하여 힘이 크게 작용해야 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진동의 형태는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진동을 조화진동이라고 한다.
조화진동은 시간을 가로축으로, 진폭을 세로축으로 취한 그래프에서 정현파 곡선으로 나타나므로 이러한 형태의 진동을 정현파(正弦波) 라고 하며, 조화진동의 일반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 x를 변위, X를 진폭, ω를 원진동수(또는 각진동수, 각주파수라고도 한다), Φ를 초기위상, (ωt+Φ)을 위상각이라 하며. 식(1.1)은 그림-1.1과 같이 표현된다.
그림-1.1에서 t=0 를 점 A로 취하면 그래프는 오른쪽으로 이동되어 원점 O'를 통과하는 것과 같이 되므로 식(1.1)은
가 된다.
원 진동수는 그림-1.1에서 왼쪽 그림의 벡터가 1초에 회전하는 각도이며 벡터가 1회전 하는데 걸리는 시간, 즉 오른쪽 그림에서 1 파형을 그리는 시간은 T이며, 이를 주기라 한다.
그리고 T의 역수인 ω/2π는 ω 중에 2π가 몇 개나 포함되는가를 나타내는 수, 즉 1초간의 회전을 나타내는 수를 의미하므로 진동수 f라 부른다.
진동론은 시간에 대한 함수로 표현되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함수로 표현되는 파동론에 비하여 간단하다.
공간을 동시에 표현하는 파동론은 좌표계와 파수라고 하는 변수가 추가된다.
구조물에 작용하는 하중 중에서 시간상으로 크기, 작용 방향, 작용 위치가 변동하는 하중을 동적 하중이라 하고, 이에 반하여 시간상으로 크기, 작용 방향, 작용 위치가 변동하지 않는 하중을 정적 하중이라 한다.
동적 하중 중에서도 크기가 강한 하중이 극히 짧은 시간만 작용하는 하중을 충격하중이라 하며, 풍하중 및 지진하중은 동적 하중의 한 종류이다.
구조물의 기초지반을 통하여 전달되는 지진하중의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시점에서의 작용은 충격하중으로 볼 수 있다.
동적 하중은 구조물의 외부에서 작용하며 평형을 이루고 있던 정적평형을 파괴하여 진동을 발생시키므로 외란(外亂) 또는 강제력이라 한다.
한편 이러한 하중작용을 받는 구조물을 진동계라 하고 외란에 따른 진동계의 움직임을 응답이라 한다.
진동계의 진동은 외력이 진동을 일으킨 이후에도 계속하여 외력이 작용하는 강제진동과 일시적인 외력을 받은 후에는 외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진동하는 자유진동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구조물의 자유진동은 무한히 계속되지 않고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진동의 크기는 줄어들고 마침내 정지하게 된다. 이는 진동계에 감쇠력이라 하는 힘이 진동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진동에 저항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진동을 감쇠진동이라 한다.
동역학의 문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정역학의 문제와 다르다.
첫 번째 차이는 동적 하중의 정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동적 하중은 하중의 크기가 시간에 따라 변화함으로 정역학의 문제처럼 하나의 해를 갖지 않고 응답의 시간 이력 동안에 해석하는 사람이 관심 있는 모든 시간에 대응되는 해의 추이를 파악해야 하므로 정역학적 해석보다 계산량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두 번째로 정적인 문제는 부재 내부의 전단력, 모멘트, 변형도는 주어진 하중의 크기만으로 결정되나, 동적인 문제는 가속도에 저항하여 생기는 물체의 관성력을 구조물 내부의 탄성력이나 하중과 같은 힘의 종류로 생각하여 평형방정식을 세우는 점이다.
즉 관성력이 전체 힘에 대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할 때는 관성력을 운동방정식에 포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 관성력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의 크기가 적다면 하중과 응답이 다소 시간에 따라 변하더라도 정역학적으로 취급될 수 있다.
진동계의 자유도란 진동할 때 물체의 변형상태를 알기 위하여 진동계의 모든 질점(質点)의 위치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좌표의 개수를 말한다.
실제의 구조물은 구조물을 형성하는 부재의 전반에 걸쳐 질량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미소한 질량을 갖는 무한개의 질점으로 형성된 진동계로 취급될 수 있다.
특히 무한개의 질점에 대해서 진동 때의 위치를 결정해야 하는 연속체 구조물은 무한 자유도계의 진동으로 취급해야 한다.
그러나 공학상의 계산에 있어서 근소한 오차는 허용된다고 보면, 분포하고 있는 계의 질량을 대표적인 몇 개의 점에 집중되고 있다고 가정한 근사적인 진동계를 사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유용한 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진동계를 유한 자유도계 또는 다자유도계라 한다.
실제 구조물을 이상화한 다자유도계에 있어서 집중질량이 놓여 있다고 표현되는 위치는, 통상적으로 가장 많은 질량이 모여 있는 위치를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평 방향의 진동을 받는 건물의 진동 문제를 취급할 때, 건물의 질량은 슬래브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이에 반하여, 특별히 질량이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구조물인 동일한 단면을 갖는 보의 경우에는 집중질량을 몇 개의 같은 간격으로 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단층의 라멘구조나 급수탑 같은 구조물은 질량 대부분이 구조물의 상부 한 층에 집중되어 있어서 일자유도계로 간주하여 동적해석을 수행해도 그다지 큰 오차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반하여, 질량이 횡 방향으로 거의 일정하게 분포된 교량의 상하 방향에 관한 진동 문제를 일자유도계로 근사하면 정확한 해와 근사한 해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구조물은 무한자유도 또는 고차의 다자유도계로 간주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자유도의 수와 해석 시간과의 관계는, 자유도의 수를 증가시키면 해의 정도는 일반적으로 향상되나, 이에 따른 계산상의 노력은 자유도의 증가와 더불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해석 대상으로 하는 구조물을 몇 개의 자유도로 취급하느냐, 집중질량의 위치를 어디에 선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규칙을 정할 수 없으며, 요구되는 해의 정도와 걸리는 시간 및 경비에 따라 해석을 수행하는 기술자의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동계에 작용하고 있는 힘의 종류를 알고 운동방정식을 정확하게 수립하여 진동계의 변위 x(t)가 시간 t의 어떠한 형식으로 표현되는가를 구해야 한다.
먼저 그림-2.1과 같은 일자유도계를 생각하고 질량 m에 강제력 F(t)가 작용하여 물체가 진동을 시작한다고 하자.
그러면 물체에는 하중의 정적인 변형량에 비례한 복원력과 물체 내부에는 원위치에 있으려고 하는 관성력이 하중의 작용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복원력과 관성력 이외에도 물체의 진동을 생각할 때 중요한 힘의 항목으로 감쇠력이 있다.
예를 들어 둥근 공을 일정한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반발하는 높이는 점점 줄어들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공의 운동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감쇠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쇠력은 공기와 같은 유체의 저항, 물질의 내부마찰, 물체의 접촉면에 작용하는 쿨롬마찰 등에 기인하나 구조물의 동적해석에서는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감쇠력을 편의상 유체내부를 운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저항력으로 생각한 점성감쇠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점성감쇠의 크기는 운동하는 물체의 속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감쇠력을 속도에 비례하는 점성감쇠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속도에 비례하는 관성력과 변위에 비례하는 복원력과 함께 속도에 비례하는 점성감쇠를 사용함으로써 미분방정식의 모양이 간결해져 해법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뉴턴의 역학법칙에 따르면 어떤 물체가 정지하기 위해서는 그 물체에 작용하고 있는 모든 힘이 평형을 이루어야 한다 (정확하게는 물체가 등속운동을 하는 경우도 포함되나 일반적으로 구조물은 지면에 지지되어 있어 등속 운동하는 경우는 없음).
그러나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평형은 물체에 작용하는 가상의 힘인 관성력을 하중이나 복원력과 같은 힘의 종류로 생각함으로써 동적인 문제를 정적인 힘의 평형 문제로 취급할 수 있으며 이것을 D' Alembert의 원리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f=ma인 뉴턴의 법칙을 f-ma=0이라는 D' Alembert의 원리로 사고를 전환하는데 10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며 이러한 사고의 전환 덕분에 동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동역학의 분야에서는 D' Alembert의 원리가 뉴턴의 법칙보다도 더 위대한 발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D' Alembert의 원리와 동적평형을 고려하여 일자유도계의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를 나타내며 (여기서 - 부호는 질점계에 작용하는 힘의 방향이 변위와 역방향인 것을 의미한다), 위 식을 다시 쓰면 식 (2.1)과 같이 된다.
일자유도계의 운동방정식은 식(2.1)과 같이 선형2계 상미분방정식(線形2階 常微分方程式)으로 표현되었다.
선형상미분방정식(線形常微分方程式)은 수학의 이론적인 배경이 없어도 해법이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장점이 있으며, 여기서는 해법의 편의를 위해서 자유진동과 강제진동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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