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해석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토목설계회사(엔지니어링 회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엔지니어링사는 보통 종합설계사와 전문설계사로 나누어진다. 그 중에서 터널분야만 생각해보면 T/K(Turn-Key, 시공일괄입찰)와 같은 합동 사무실(이하 합사) 프로젝트가 많은 전문설계사와 본사 근무가 많은 종합설계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터널설계는 몇 개의 전문회사가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거의 모든 회사가 수행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터널 전문회사로는 단우기술단, 에스코컨설턴트, 대정컨설턴트, 나우이엔지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나우이엔지는 현재는 회사가 없어졌으며, 대정컨설턴트는 규모가 많이 축소된 상태이지만 단우기술단과 에스코컨설턴트는 터널전문회사로 잘 유지되고 있다.
터널해석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한 이유는 회사 별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삼보기술단, 단우기술단, 에스코컨설턴트는 Visual FEA, STARND7을 연속체와 구조계산시 사용하였으며, 그 외 다른 터널회사는 FLAC이나 GTS, CIVIL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이들 회사에서도 MIDAS IT사의 GTS(이하 GTS NX로 용어 통일)와 CIVIL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터널설계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해석종류에 따라 위의 그림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터널해석은 연속체 해석, 불연속체, 침투해석, 구조해석, 내진해석 및 지하수유동, 소음진동과 같은 특화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연속체 해석에 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연속체 해석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은 ITASCA사의 FLAC과 같은 외국산 프로그램을 대부분 사용하였다. 하지만 배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2차원 및 3차원 해석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한때 T/K 시절에는 터널해석보고서의 두께가 바로 성과품의 비교 대상이었다. 해석 아이템 하나하나가 경쟁인 시절엔 경쟁사보다는 1페이지라도 더 작성하고, 다양한 아이템의 예비 해석과 본 해석을 수행하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는 시절이었다. (터널해석보고서를 최대 1000페이지까지 작성한 과업도 있다. 현재는 200~300페이지 이내로 작성한다.)
그 당시의 컴퓨터의 성능과 해석프로그램 특성상 수행 시간이 길고 결과 정리도 오래 걸리는 업무였다. 하지만 컴퓨터의 성능 향상과 엔지니어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든 국산 수치해석 프로그램(MIDAS IT사의 GTS NX 출시 이후)의 등장으로 수치해석을 배우기 쉬워지고, 해석 시간이 절감되면서 해석 환경이 급변하게 되었다.
그래서 MIDAS IT사의 GTS NX출시를 기점으로 터널해석프로그램은 변화가 발생했다.
위의 그림은 나름 연속체 해석에 사용하는 수치해석프로그램의 변화를 표현해 보았다. MIDAS IT사의 GTS NX출시를 기점으로 초기-과도기-현재로 구분해서 경향을 정리한 것이다.
연속체 해석프로그램은 초기에는 주로 FLAC을 사용하였으며 일부 회사에서 Visual FEA, PENTAGON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그 당시의 대부분 사용한 수치해석프로그램 FLAC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매뉴얼도 영문이고 프로그램 코딩 같은 모델링이라 배우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모델링 작업 혹은 해석 수행시 문제점이 발생하면 해결을 위한 도움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당시 DOS버전 3.0 주로 사용하였으며, 현재 윈도우버전 9.0)
FLAC의 윈도우 버전(4.0~5.0) 출시되어도 기존 DOS버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윈도우 버전과 혼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델링 과정의 어려움과 해석 결과 정리 시간도 꽤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 터널해석을 환경을 바꾼 것이 MIDAS IT사의 GTS 출시였다.
국산 프로그램으로 한글 매뉴얼이 있고 다양한 따라하기 예제를 배포하여 프로그램 습득이 수월하여 호응도가 좋고 엔지니어들 사이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질의-답변으로 문제해결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어 많은 해석 엔지니어들이 FLAC에서 GTS NX로 해석프로그램을 변경하게 된 거 같다. (필자 개인 의견임)
이러한 과도기에 2차원 터널해석은 FLAC, 3차원 터널해석은 GTS NX로 수행하였다.
꾸준한 MIDAS IT사의 GTS NX 성능 업그레이드와 쉬운 접근성으로, 점점 GTS NX로 해석하는 엔지니어가 늘어나면서 FLAC으로 해석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들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한국도로공사 관련 프로젝트에서 2차원 수치해석을 GTS NX로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2D 와 3D 해석 모두 수행하게 되는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는 GTS NX 이외의 외국산 프로그램으로 수행하는 해석은 내화해석과 같은 특화 해석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터널해석의 연속체 해석은 주로 2차원으로 수행하는 지보패턴별 해석과 3차원으로 수행하는 주요 구간 해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보패턴별 해석은 주로 암반등급도상에 적용된 표준지보패턴별 해석을 말하며 보통 2차원으로 수행된다.
주요 구간 해석은 터널의 갱구부, 접속부, 파쇄대, 저토피 구간 등과 같이 2차원 보다는 3차원적 해석이 필요한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지만 2차원 해석도 병행해서 수행한다.
다음은 터널해석을 설계 개념(기본계획-기본설계/실시설계-경쟁설계)에 따라 분류한 해석 종류다.
GTS NX와 CIVIL을 사용해서 해석할 수 있다면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해석보고서는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
T/K와 같은 경쟁설계를 수행하려면 추가적으로 불연속체, 침투해석, 내진해석 등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설계 개념에 따라 필요한 해석이 구분되므로 설계 개념에 맞게 필요한 해석을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차원 해석과 3차원 해석을 필요한 구간에서 수행해야 한다.
국내 터널해석 환경은 이제 마이다스의 GTS NX로 거의 모든 해석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보완이 필요한 사항도 많은 것 같다.
해외 프로젝트 적용 시 아직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낮아 신뢰성이 떨어지고, 토피고가 500~600m 이상 대심도 구간 터널의 해석 결과 도출에 관한 부분은 앞으로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수치 해석프로그램의 성능은 계속 발전하여 업무의 효율성은 계속 좋아질 것이고, 자동화 기능으로 해석을 쉽게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단순 반복적 해석을 하는 엔지니어가 많아질까 걱정이기도 하다.
터널해석은 다양한 지반 조건에서 수행하는 어쩌면 항상 새로운 CASE에 대한 해석이다. 그러므로 꾸준히 공부하고, 변화하는 설계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번 글은 마무리할까 한다.
다음편에서는 연속체 터널해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되어야 할 조건들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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