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일본에서 대학원 과정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지만, 건축구조를 공부한 것은 아니라서 건축물의 설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토목을 근간으로 하고, 지진학과 구조공학의 접점에 있는 내진설계를 전공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내진설계에 대해 강의도 했었다. 강의의 내용으로 지진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지만, 강의의 핵심은 도로교 시방서에서 정의된 응답수정계수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내진설계는 지진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진설계가 지진에 대해 절대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방서에서 정의된 응답수정계수의 의미를 설명하는 이유가 있다.
일본의 경우, 건축시방서에 따라 진행되는 내진설계는 직접적인 비선형해석으로 수행되고, 반응수정계수 및 시스템초과강도계수와 같은 설계개념이 없다.
그런 이유로 일본의 내진설계 자료 중에는 국내 내진설계를 위해 참고할 것이 별로 없기도 하다.
일본에서 내진설계를 공부한 사람들은 직접적인 비선형해석 없이 반응수정계수 및 시스템초과강도계수 등과 같은 설계변수를 사용하는 간접적으로 수행하는 내진설계는 정확성이 다소 결여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비선형해석은 컴퓨터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자는 전자계산기의 보급이 되지 않은 1960년대 선각자들이 기존의 계산 방법인 탄성설계로 비선형해석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제안한 응답수정계수와 같은 설계변수들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적용한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이다.
내진설계를 위한 설계변수들을 보다 세분화하고 나름의 이론적인 설명을 부가 한 것이 현재의 시방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방서에 정의된 절차에 따라 내진설계를 충실히 수행하면 지진에 대하여 안전한 구조물이 되고, 그렇지 않은 구조물은 지진피해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내진설계 기준은 특정한 구조물이 미지의 지진에 안전하게 설계하고자 하는 의미보다는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물의 지진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목적에서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태어날 때부터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매우 오래전부터 있었던 구조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철근콘크리트의 탄생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최초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은 1905년에 건설된 현재 광화문에 있는 한국은행 본점이라고 한다.
철근콘크리트 이전의 구조물은 대성당과 같은 아치 구조물이었으며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었다.
인류의 위대한 자산인 아치 구조물들이 지진피해를 받는 것은 수직하중에 대해서 튼튼하지만, 지진과 같은 수평하중에 대해서는 취약하기 때문이며 이런 아치 구조물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은 불과 100년 만에 지구 표면을 전부 뒤덮었다.
아치 구조물에 비하여 대공간의 확보에 유리하고, 또한 지진하중에 대해서도 절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믿었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도 1940년대부터 지진피해를 받기 시작한다.
1940년대부터 갑자기 큰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진의 발생빈도는 대동소이하지만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밀집된 도심들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지진피해를 경험하고 건설기술자들은 철근콘크리트의 기본 원리에 잘못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철근콘크리트 교과서의 첫 페이지에는 철근의 겹이음이라는 것이 나온다. 철근은 무한정 길게 생산, 운반 및 시공할 수도 없으므로 당연히 겹이음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철근 표면에 요철부를 만들고, 충분한 겹이음 길이를 확보하여 서로 뽑히지만 않으면 한 가닥으로 시공한 것과 같다는 개념으로 철근콘크리트라는 학문이 성립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의 지진피해를 경험해 보니 철근콘크리트의 이런 가정에 큰 잘못을 발견하게 된다.
지진력에 의해 구조물이 흔들리면 기둥 하부에서는 모멘트에 의해 피복 콘크리트가 파손되고, 단순 겹침의 횡방향 띠철근이 풀려버린다.
횡방향 띠철근이 풀려버리면 겹이음된 주철근이 서로 분리되고 구속력을 상실한 심부 콘크리트가 조각으로 빠져나와 부재가 붕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피해 과정의 초기 단계를 차단하는 것이 내진설계의 시작이 된다.
피복 콘크리트가 파손되더라고 횡방향 띠철근의 폐합이 풀리지만 않는다면 주철근의 겹이음이 쉽게 분리되지 않을 것이며,
주철근 내부의 심부 콘크리트 조각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다는 가정이 내진설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주철근도 단순한 겹이음이 아니라 맞대음 용접 또는 금속나사로 일체화하여 심부 콘크리트의 탈락 방지에 보탬이 되면 금상첨화가 된다.
내진설계의 핵심은 횡방향 띠철근이 폐합을 잘 유지하도록 마감부에 갈고리를 배치하는 띠철근 구조 세목이다.
띠철근의 간격을 촘촘하게 하면 할수록 수평력을 부담하는 능력이 훨씬 증가하는 역학적인 관계도 부가적으로 존재한다.
신설구조물의 내진설계는 횡방향 띠철근의 폐합 방법 및 띠철근의 간격, 주철근의 겹이음 방지가 중요하다.
이미 내부적으로 이런 결함을 가진 기존 구조물에 대해서는 부재의 외부에서 피복 콘크리트가 파손되지 않도록 감싸는 방안들이 내진보강이다.
내진보강 분야에서 가장 널리 적용되고 있는 프레임 보강 및 댐퍼보강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은 보강해야 하는 부재의 숫자를 좀 줄여보고자 하는 꼼수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내진보강의 절차에 따르면 지진력의 크기와 구조물의 내력 크기를 서로 비교하여 내력을 상향하는 방안이 일견 논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 건물과 같이 횡 방향으로 긴 형상을 갖는 구조물에 있어서 몇 구간을 프레임으로 보강한다고 하여 전반적인 내력이 올라간다고 판단하는 것은 계산기 상의 합력으로 그렇게 보일 뿐인 경우도 많다.
밑면 전단력, 부재력 및 층간변위를 산정할 때는 <표 0306.6.1>에 정해진 적절한 반응수정계수 R, 시스템초과강도계수 Ωo, 그리고 변위증폭계수 Cd를 사용할 수 있다.
(해설)
반응수정계수 R
구조물의 비탄성변형능력과 초과강도를 고려하여 지진하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스템초과강도계수 Ωo
변형능력이 취약하거나 과도한 비탄성변형능력이 요구되는 부재의 내진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구조물의 초과강도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특별지진하중에 대하여 해당 부재의 강도성능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사용된다.
변위증폭계수 Cd
반응수정계수에 저감된 설계지진하중(VD)에 대한 해석결과로 산출된 탄성변위 (항복변위, δs)로부터 지진발생시 실제 발생하는 비탄성변위 (설계변위, δu)를 산정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필로티 등과 같이 전체구조물의 불안전성으로 붕괴를 일으키거나 지진하중의 흐름을 급격히 변화시키는 주요부재와 이를 지지하는 해당 위치의 수직부재 설계시에는 지진하중을 포함한 하중조합에 지진하중(E) 대신 특별지진하중(Em)을 사용하여야 한다.
여기서, Ωo는 <표 0306.6.1>에서 정한 시스템초과강도계수, SDS는 03063.3에서 정의한 단주기설계스펙트럼가속도, D는 고정하중이다.
단, ΩoE 는 지진력저항 시스템에서 다른 부재의 내력에 의해 전달될 수 있는 최대하중을 초과할 필요는 없다.
특별지진하중과 하중조합이 허용응력설계법과 같이 사용되는 경우에는 허용응력을 1.7배 증가시키고 저항계수 Ø를 1.0으로 적용하여 설계강도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다른 어떤 허용응력 증가나 하중조합의 감소와 동시에 적용할 수 없다.
반응수정계수 (R)
필자는 교량구조물에 적용되는 반응수정계수의 탄생 배경에 대하여 AASHTO 편집위원이었던 Dr. Mayes에게 배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반응수정계수는 1960년대에 Newmark, Penjin, Clark와 같은 동역학의 선구자인 선생님들이 "재료적인 여용력"과 "에너지 일정의 법칙"에 따른 소성변형능력, 부정정구조물의 "구조적인 여용력"에 대하여 정확히 분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원들은 그냥 "퉁"쳐서 단독기둥에 대해서 R=3, 다주기둥에 대해서는 R=5로 결정한 값이라고 들었던 내용을 필자 나름의 해설로 전달하고 있었다.
응답수정계수의 의미에 대해서는 "반응수정계수의 의미" 라는 글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표-1에서 정의된 반응수정계수는 교량 구조물에 비하여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개념은 여러 부재가 연결된 구조물의 경우에는 반응수정계수를 크게 설정하고 또한 부재를 구성하는 소재의 성질이 연성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반응수정계수를 크게 설정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실제의 파손에 이르기까지 연성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표-1에 기술된 특수라는 용어는 특수한 구조물에 설치되는 부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연성능력이 우수한 부재를 사용할 때는 반응수정계수를 크게 적용해도 좋다는 의미의 특수이다.
시스템초과강도계수 (Ωo)
건축구조기준에서 정의한 시스템초과강도계수 (Ωo)는 반응수정계수의 배경에 있는 세가지 중에서 재료적인 여용력 (Material Over Strength)과 구조적인 여용력 (Structural Redundancy)를 합산한 값으로 이해된다.
아마 시스템이라는 단어에는 구조적인 여용력의 의미를, 초과강도라는 단어에는 재료적인 여용력의 의미를 담아 내려고 한 것 같다.
그림-1의 FEMA 규정에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시스템초과강도계수를 실제의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특별지진하중으로 정의된 식에는 반응수정계수가 적용된 설계지진하중 (E)에 시스템초과강도계수 (Ωo)를 곱한 하중으로 정의되어 있다.
반응수정계수로 나누고 다시 시스템초과강도계수를 곱하라는 의미는 에너지 일정의 법칙에 의한 소성율 이외의 안전율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된다.
즉, 부재의 전단력에 대해서는 취성파괴의 형상을 갖는 관계로 모멘트 파괴가 갖는 안전율을 전부 허용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전단파괴에 대해서는 거의 탄성설계를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되며 특별지진하중이 적용되는 경우에서는 부재 단면의 결정 및 배근량은 만만하지 않으리라고 충분히 예상된다.
그리고 미국 ASCE(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에 의하면 특별지진하중의 후반부에 기술된 스펙트럼 지진하중의 20%에 해당하는 하중을 더하거나 감하는 규정은 상하 방향의 지진동을 고려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설계 지진력의 20%에 해당하는 수평력으로 상하 방향의 지진동을 평가할 수 있다는 개념의 정확한 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동의는 된다. 그리고 지인이 보내준 자료의 설명에 의하면 더하거나 (+) 빼는 (-) 의미는 하중조합이라는 단어에 숨어 있었다.
즉 강도설계법에서 1.2D+L+0.2S+Em 이라는 하중조합을 고려하면 +0,2SDSD를 사용하고 0.9D+1.6H+Em 이라는 하중조합을 사용할 때는 -0,2SDSD를 적용하라는 의미로 기술되어 있다.
알면 보이고 모르면 안 보인다.
우리나라 특별 지진하중의 해설 편에서 기술한 하중조합이라는 단어만으로 이런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천재는 없을 것 같다.
변위증폭계수 (Cd)
지진력 저항시스템의 해설에는 변위증폭계수 Cd는 반응수정계수에 감소한 설계 지진하중(VD)에 대한 해석으로 산출된 탄성변위(항복변위, δs)로부터 지진발생 시 실제 발생하는 비탄성변위 (설계변위, δu)를 산정하기 위하여 사용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변위증폭계수라는 용어는 실제로 비선형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물의 최대변위를 추정하는 것은 건축물의 경우에 있어서 피해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는 있지만 간단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시스템 초과강도계수(Ωo)는 재료적인 여용력과 구조적인 여용력이 합산된 값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의 부재에 대한 재료적인 비선형을 나타내는 소성율 (μ)은 최대변위에 대한 항복변위의 비로 표현되며 비교적 알기 쉽다. 그러나 구조물 전체의 붕괴 메커니즘에 의한 항복변위와 최대변위를 추정하는 것은 구조적인 여용력이 너무나 다양하여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시방서에 정의된 변위증폭계수의 값이 어떤 근거로 산출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변형능력이 큰 금속부재를 사용한 구조물일수록 크게 산정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2과 같이 김두기 교수의 책에 나오는 그래프에 의하면 지진력 저항시스템의 설계변수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에는 큰 도움이 된다.
0306.4.5 해석법
구조해석은 내진설계범주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행한다.
0306.4.5.1 내진설계범주 'A', 'B'에 대한 해석법
내진설계범주 'A' 또는 'B' 에 해당하는 구조물의 해석은 0306.5에 규정한 등가정적해석법에 의하여 설계할 수 있다.
0306.4.5.2 내진설계범주 'C'에 대한 해석법
내진설계범주 'C'에 해당하는 구조물의 해석은 0306.5에서 정한 등가정적해석법에 의하여 설계할 수 있다.
단, 다음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동적해석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1) 높이 70m 이상 또는 21층 이상의 정형구조물
(2) 높이 20m 이상 또는 6층 이상의 비정형구조물
0306.4.5.3 내진설계범주 'D'에 대한 해석법
내진설계범주 'D'에 해당하는 구조물의 해석에는 <표 0306.4.6>에 지정한 해석방법 또는 그 보다 정밀한 해석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에 구조물이 <표 0306.4.4>의 H-1 혹은 H-4에 해당하는 평면비정형성이 없거나 <표 0306.4.5>의 V-1, V-4 혹은 V-5에 해당하는 수직비정형성이 없는 경우에 정형으로 볼 수 있다.
(시방서 해설)
0306.4.5 해석법
지진동을 받는 구조물 내의 힘과 변형을 해석하기 위한 보편적인 해석법은 다음과 같다.
① 등가정적해석법
② 동적해석법 (모드해석법)
③ 탄성시간이력해석법
지진의 시간이력에 대한 구조물의 탄성응답을 실시간으로 구하는 해석법
④ 비탄성정적해석법
정적지진하중분포에 대한 구조물의 비선형해석법 (Pushover해석)
⑤ 비탄성시간이력해석법
④의 비탄성정적해석법은 기존 구조물의 내진안전성 검토 또는 내진보강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그리고 구조물의 비탄성거동성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비탄성정적해석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준에서 정하는 반응수정계수를 적용해서는 안 되며, 구조물의 비탄성변형능력 및 에너지소산능력에 근거하여 지진하중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자세한 방법은 FEMA440의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⑤의 비탄성시간이력해석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실제 지진시간이력 또는 인공지진의 시간이력을 사용한다.
탄성 또는 비탄성 정적해석방법은 지진하중의 분포를 가정하는 방법으로서 구조물의 평면 또는 수직적 분포가 비정형인 경우에는 건물의 높이가 높은 경우에 나타나는 고차모드의 영향을 고려할 수 없다.
따라서 내진설계범주 C와 D에 해당하는 건물의 해석은 보다 정밀한 방법인 동적해석방법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적인 어려움이나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하여 시간이력해석에서 비탄성거동을 고려하기 어려우므로 실무에서는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이용하는 모드해석법을 사용한다.
시방서에서 기술된 내진해석법을 읽어보고 있으면 숨이 턱 막힌다.
우리나라에 동역학이 도입된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으며 대학교의 토목/건축 과정에서 동역학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도 별로 없었던 현실에서 토목/건축기술자들에게 저런 용어들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반기술자들이 저런 용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는 전혀 없다.
저런 용어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전공하신 교수님들도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자들은 다만 이것만은 이해하고 있자. 내진설계의 범주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고급의 해석법을 적용하라고 되어 있어서 보다 안전한 구조물로 설계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해석에는 간단한 해석방법이 복잡한 해석보다는 항상 안전 측의 여유도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일자유도로 근사하는 방법이 다자유도의 해석방법보다 설계하중은 크게 나온다고 판단해도 좋다.
탄성해석에서는 스펙트럼해석법과 시간이력해석법은 동일한 결과를 얻는다.
실제의 지진은 여러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하여 3차원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확한 것도 결코 아니며, 각각 방향에 대하여 독립적으로 해석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수직방향에 대한 해석은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지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지반 모델을 적용하면 지반을 고정으로 가정하면 지진하중은 반드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기술자들은 실력 부족으로 지반을 모델링에 고려하지 않아 정확한 해석을 하지 못했다고 불안할 이유가 전혀 없다.
현수교 및 사장교와 같은 장대교량은 교각 하부에 지반까지 모델링으로 해석하면 반드시 지진하중이 감소하여 파일의 설계가 매우 경제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대형구조물은 설계법에 내포된 안전율이 설계를 곤란하게 하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형구조물은 그런 복잡한 구조계산에 인건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그냥 단면에 여유를 갖도록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복잡한 설계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뿐이다.
지금까지 실제 지진 시의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수직적인 강성의 불연속성으로 한 층이 사라지기도 하고 평면적으로는 강성의 중심과 질량의 중심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로 인하여 발생하는 회전 때문에 필로티 구조물의 기둥이 파손되는 구조물들이 많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중요한 구조물의 경우에는 설계자가 예측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파괴 모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설계자들이 한번 모델링을 통한 해석으로 파악해 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상 거동에 대한 해석은 지진하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모드 해석만으로도 충분하다.
평면적으로 비틀림 모드가 너무 크게 보이면 강성중심과 질량중심은 근접하게 수정하고, 수직적으로 변곡점이 생기면 강성의 불연속성이 있는지를 설계자의 관점에서 한번 확인하라는 의미이다.
이런 해석과정의 결과를 통하여 부재 단면을 결정하라는 설계의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해석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설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어차피 발생하는 특정 지진에 대한 내진 안전성은 아무도 모른다.
내진설계의 결과에 대한 판정은 설계자가 시방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여 설계한 구조물은 안전하고 설계자가 설계 절차를 잘 몰라서 성실히 준수하지 못한 구조물은 피해가 받는 그런 논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내진설계를 진정으로 이해한 기술자이다.
그리고 설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고유진동수, 모드 형상 및 질량참여계수의 의미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구조물 모델링의 다양한 경험으로 기본모드 및 고차모드들의 모드 형상들이 눈에 익으면 익을수록 고급기술자가 되면 지진피해의 사진은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전문가가 된다.
이번에 건축구조의 지진력 저항시스템에 대한 시방서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전문가들이 점점 내진설계의 논리적인 타당성을 만들어 내는 느낌이다.
과거부터 원자력은 내진 안전성에 대한 이론적인 무장을 위하여 많은 논리를 개발하였으며 이런 논리들이 일반 구조물로 넘어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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