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기초의 가상고정점 모델 (feat : 1/β 위치 산정)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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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지반

Ⅰ. 서론

 

앞서 기술한 컨텐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말뚝기초를 설계하기 위해서 현재의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네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Method 1: 기초 상단을 고정단으로 해석한 후, 말뚝반력과 변위는 탄성해석법(변위법)으로 계산하는 방법

Method 2 : 말뚝을 가상고정점(1/β)까지 모델링하는 방법

Method 3 : 말뚝전체를 포함한 Full Modeling 방법(지반 Spring은 말뚝의 절점별로 재하)

Method 4 : 말뚝기초의 강성을 기초상단 1절점에 6자유도 스프링으로 모델링 하는 방법

 

‘구조물의 전체계 해석시 말뚝기초의 모델링 방안’에서는 Method 4에 대한 내용을 기술하였다.

본 고에서는 항만구조물 중 잔교 설계, 도로구조물 중에서는 단일현장타설말뚝에 주로 적용되어온 ‘Method 2’ 즉, 가상고정점 모델에 대한 내용을 기술하고자 한다.

 

먼저 Mehtod2의 근간이 되는 이론에 대한 문헌들의 내용을 정리해보고 실무에서 적용했던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실무자들의  Method2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Ⅱ. 문헌 조사

2.1 가상고정점 모델 (등가 고정단 모델)

 

가상고정점 모델 (등가고정단 모델)이란 말뚝을 수평 저항에 관여하는 깊이인 가상고정점 즉, 1/β까지만 고려하는 근사적 해석 방법으로, 지반을 탄성스프링으로 치환하여, 계산한 결과와 동일한 반력과 휨모멘트가 말뚝두부에 발생하도록 지반내 가상의 고정점을 결정하는 이론을 실무에 적용한 모델이다.

 

2.2 가상고정점 적용 근거

 

2.2.1 항만구조

가상고정법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항만구조 분야가 아닐까 싶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에 보면 가상고정법을 적용한 설계가 가능함을 언급하고, 가상고정법에 대한 부가 설명이 되어 있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

 

 

또한, 국토안전관리원(구 시설안전공단)에서 제시하고 있는 잔교의 내진성능평가 방법에서도 가상고정점을 적용하는 내용이 아래와 같이 정의 되어 있다.

기존 시설물(항만) 내진성능평가 및 향상요령

기존 시설물(항만) 내진성능평가 및 향상요령 - 그림 4.3.3 잔교의 내진성능 상세 1단계 평가의 순서도

 

*잔교 : 잔교는 강재나 콘크리트로 된 말뚝 위에 상판(데크)을 올려놓은 구조물을 일컫는다. 해안가에 설치한 일종의 접안시설로, 육지와는 직각 또는 일정한 각도로 돌출한 접안시설이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84767&cid=64516&categoryId=64516

 

 

2.2.2 도로 구조

도로 구조물 설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가상고정점 모델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고속도로 및 국도에 적용되는 교량구조물의 하부설계는 통상 도로교설계기준에서 제시하고 있는 탄성해석법(변위법)을 적용하여 설계하는 게 대부분이며, 말뚝의 배열이 변위법을 적용할 수 없는 구조물이나 초장대교량의 기초는 말뚝까지 포함한 풀모델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상고정점 모델을 적용한 설계를 볼 수 있는 구조는 하부구조를 단일현장타설말뚝(Drilled Shaft Pile)을 적용한 교량 정도일 것이다.

 

  • 단일현장타설말뚝은 일반적으로 말뚝기초에 적용되는 푸팅 (Footing)을 시공 하지 않고 직경 약 1.0m~3.0m의 철근콘크리트로 기초와 기둥을 연속 시공하는 기초 형식이다.

  • 다양한 지반 조건에 적용이 가능하고 지진에 대해서는 유연한 거동을 보인다.

 

해당 형식이 적용된 대표적인 교량으로는 인천대교, 평택대교, 여수대교, 백석대교 등이 있다.

 

[그림 1.] 단일현장 타설이 적용된 교량 (인천대교_접속교 구간)

[그림 1.] 단일현장 타설이 적용된 교량 (인천대교_접속교 구간)

 

일반적으로 FHWA(1987) - 에 따르면, 단일현장타설말뚝의 설계를 위한 구조해석모델링 방법으로 탄성스프링모델, 등가고정단 모델, 등가지반면 스프링모델이 언급되어 있으며, 이 모델들은 각각 서론에서 언급한 Method3, Method2, Method4와 다르지 않다.

 

단일현장타설말뚝 모델링 방법[4]

단일현장타설말뚝 모델링 방법[4]

 

*FHWA :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2.3 가상고정점 위치산정

 

2.3.1 가상고정점 관련 설계기준

설계에서는 말뚝의 가성고정점은 지표면 아래에서 1/β에 있다고 가정하고 설계를 수행한다.

이 위치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가상고정점을 정하는 방법으로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해설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창(Chang) 방법을 기초로 가상고정점 법을 쓰는 경우, 가상고정점의 위치는 창(Chang)의 방법과 비교해서 다음 방법으로 정할 수 있다.

① 창의 방법에 의한 제일부동점을 가상고정점으로 하는 방법

② 창의 방법에 의한 말뚝머리 반력과 말뚝머리 휨모멘트를 양단고정보 등과 같게 되도록 가상고정점을 정하는 방법 (다음 표의 β 산정의 근거임)

③ 창의 방법에 의한 말뚝머리 변위와 말뚝머리 휨모멘트를 양단고정보 등과 같게 되도록 가상고정점을 정하는 방법

④ 창의 방법에 의한 말뚝머리 반력과 말뚝머리 변위 등이 양단고정보 등과 같게 되도록 가상고정점을 정하는 방법

①~④의 방법으로 구한 가상고정점의 깊이는 약간의 차가 있기 때문에 말뚝머리 변위는 다소의 차가 수반되지만 공학적인 의미로 충분히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3], [참고](3)}

 

연직 말뚝식 잔교에서 해저지반 속에 고정점을 가정하여 라멘을 계산할 때에는 말뚝의 가상고정점을 가상 지표면 아래 1/β에 있다고 본다.

 

말뚝의 가상고정점

참고로, 해당 식은 위의 표에서 언급한 창의 방법 중 ②의 방법을 기초로 하였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3], [참고](1)}

 

상기의 가상고정점 산정은 지반반력법(subgrade reaction approach) 또는 탄성지반반력법이라 불리는 접근방법에 따른 것이다.

지반반력법에서는 지반이 각각 독립된 일련의 선형탄성스프링으로 거동한다고 가정한 하고 있다. 말뚝주변의 지반을 Winkler 모델로 이상화 시키므로서 한 위치에서의 말뚝의 반력은 단순히 그 위치에서의 말뚝변위에만 의존하게 되고, 해석이 비교적 간단하여 오랫동안 실무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해석법에는 지반의 연속성을 무시한 점지반반력계수를 정확히 결정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지중에서의 말뚝의 변위 형상과 관련된 기본식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말뚝의 변위 형상과 관련된 기본식

여기서, 지반의 탄성계수 Es의 특성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으나, 우리가 도로교설계기준과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에서 자주 보는 창(Chang)방법은 이를 단순화 하여

창(Chang)방법

는 일정하다고 가정하여 해석하는 방법이다.

 

 

2.3.2 창(Chang)의 방법에 따른 지중 말뚝의 해석

Chang은 지반반력 계수 kh가 일정하고 말뚝의 근입깊이가 충분히 길어서 사실상 반무한 길이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 식(1)에 대한 일반해를 다음과 같이 구했다.

 

식(1)에 대한 일반해

적분상수 A,B,C,D는 말뚝의 두부 및 선단의 경계조건으로 구할 수 있다

 

경계조건 1)

x=∞에서 y=0 , 적분상수 C, D = 0

식(2)를  미분해 보면,

식(2)를  미분

여기서 토목공학과 학생들이 재료역학 시간에 배웠던 모멘트-곡률관계를 되새겨 보자.

모멘트-곡률관계

말뚝두부에 수평력 Ho와 Mo가 주어졌다고 하면,

 

경계조건 2)

x=0에서   M = Mo & V= Ho

경계조건 2)

식(3)식(4)를 연립하여 정리해보면,

식(3)과 식(4)를 연립

적분상수 A, B를 식(2)에 대입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말뚝의 변위에 대한 일반식을 구할 수 있다.

말뚝의 변위에 대한 일반식

자, 도로교설계기준을 보아왔던 설계실무자들은 식(5)가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바로 도로교설계기준(2008) 해설표 5.8.27에서 해당 식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계 외 나), 다)의 말뚝은 기본계를 통해 유도한 식에 경계조건을 반영해 본 것에 불과하다.]

 

도로교설계기준(2008) 해설표 5.8.27 말뚝축직각방향과 모멘트에 대한 일반식

도로교설계기준(2008) 해설표 5.8.27 말뚝축직각방향과 모멘트에 대한 일반식

 

 

Chang의 공식을 유도해보는 과정을 본고에 기술한 것은 해당 식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눈으로 따라가 보는 것이 선배들이 남겨준 엑셀 계산서나 설계자동화프로그램에서 출력 되는 계산 결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3.3 지반반력 계수 (kh)

앞선 내용들을 살펴보면, 가상고정점의 위치 1/β는 지반 조건 즉 kh를 알아야 산정할 수 있다.

kh산정에 관한 기술적인 내용은 지반분야 전문가들이 이 사회에 넓게 포진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컨텐츠 몫으로 남겨두고, 설계기준에서는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 지만 간단히 정리하였다.

 

 

2) 수평방향 지반반력계수

   수평방향 지반반력계수는 해설 식(5.5.22)에 의해 구한다.

도교설계기준  해설(2008) - 5.5.7 지반반력계수와 지반탄성계수 (해설)도로교설계기준 해설(2008) - 5.5.7 지반반력계수와 지반탄성계수 (해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2]}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해설 {4-1-5[2]}

 

2.4 가상고정점 모델의 한계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 해설편에는 “가상고정점을 쓰는 방법은 종래부터 말뚝두부의 모멘트를 구하기 위해서 쓰이고 있으나 명확한 근거는 없다. 따라서 여기서 제시한 방법이 외의 방법으로 가상고정점을 설정하거나 또는 가상고정점을 쓰지 않고 말뚝 두부의 모멘트 등을 구하여도 좋다”라고 명기함으로써, 가상고정점 모델의 한계를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더불어, 가상고정점 모델은 말뚝이 수평하중에 저항하는 위치인 가상고정점(1/β)까지만을 고려하는 근사적인 설계 방법으로 실제 말뚝 하부의 거동 예측에 한계가 있고 과대 설계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물에는 수평하중과 수직하중이 동시에 작용하게 되며 설계에서는 수평하중 뿐만 아니라 수직하중 까지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상고정점모델의 한계를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정삼성 et al., 2013)

① 말뚝을 탄성 캔틸레버보로 가정

② 지반은 지반반력이 깊이에 관계없이 일정한 선성 탄성체로 가정

③ 지반은 단일지반을 경우에 적용 가능

④ 가상고정점을 구하기 위해 말뚝 두부의 모멘트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함

⑤ 가상고정점은 수평하중에만 관계된 특성치로써 수직하중에 대한 고려가 어려움

⑥ 가상고정점은 말뚝길이와는 무관하게 항상 동일함

 

Ⅲ. 실무적용 사례

 

본 절에서는 필자가 가상고정점을 실무에서 적용한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대상 구조물은 해안 산책로로 계획된 보도교로서 받는 하중을 고려해 본다면 항만구조물로 분류해 볼 수 있겠다.

[그림2.]  종평면도

[그림2.]  종평면도

 

[그림3.]  모델링 및 경계조건(가상고정점 적용)

[그림3.]  모델링 및 경계조건(가상고정점 적용)

 

 

해당프로젝트에서 지반조사 위치는 8개소였으며, 각각의 주상도를 이용하여 지반선을 추정한 후, 말뚝 두부의 평균N치를 이용하여 1/β위치를 산정한 후, 해당 위치를 가상고정점으로 잡고 구조해석을 수행하였다.

 

[그림4.]  해석결과

[그림4.]  해석결과

 

참고로 해당 프로젝트에서 말뚝의 지반면으로부터 근입깊이는 3/β로 설계하였는데, 앞서 유도한 Chang 방법이 땅속에 근입된 말뚝의 길이를 무한이라고 가정한 것에 따른 것으로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에 제시된 수치다.

글을 읽는 도로구조물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도로교 설계기준에 제시된 유한장 말뚝/반무한장 말뚝에 관한 내용이 떠오를 것이고 3/β이란 기준은 같은 맥락에서 유래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언

 

본고의 내용은 필자가 참고문헌에 기술한 논문들과 설계기준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 내용을 굳이 컨텐츠로 작성해야 할까 고민을 하였고, 해당 내용들을 완벽하게 내면화 하지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실무에서 흔히 접하는 내용인 만큼 바탕 이론과 설계기준을 정리해 보는 것이 나와 같은 얼치기 기술자들이 조금 더 기술력을 갖게 되는 하나의 동력이 되지 않을까 하여 작성하게 되었으니 부족한 내용에 대해 너른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길 요청드린다.

필자가 가상고정점에 대한 연구를 해본 사람도 아니고 단지 실무에서 이를 적용해본 경험자로서, 설계과정에서 고민하고 문헌 조사를 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 정리해본 내용을 공유하면서 본고를 마무리 해보고자 한다.

 

1) 가상고정점 모델은 횡하중을 받는 말뚝의 거동을 바탕으로 유도되었기 때문에, 횡하중이 주가되는 항만구조물에 주로 사용되는 설계 방법이다.

 

2) 도로 구조물의 경우에는 연직하중이 주하중이 되기 때문에 가상고정점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3) 일반적인 말뚝기초 구조물은 수평하중과 수직하중에 대한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에 수평하중만을 가정하여 유도된  가상고정점 이론을 적용하게 되면 수직하중을 적절히 고려하지 못하므로 실제 말뚝의 거동과는 차이가 발생한다.

 

4) 기존 연구에서는 가성고정점을 고려한 해석 기둥-말뚝을 전체 모델링한 해석을 비교한 결과 가상 고정점을 고려한 경우가 침하량 및 수평변위는 작게 나타났으나 축력과 휨모멘트는 크게 나타났으며, 수직하중이 작용하거나 지층이 다층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차이는 더욱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정삼성 et al., 2013)

 

수평하중이 주가되는 항만구조물 같은 경우에는 가상고정점 모델의 적용에 무리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수평하중 대비 큰 수직하중이 작용하거나, 말뚝의 수평거동에 저항하는 지반을 단일한 수평지반계수로 모델링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가상고정점 모델 적용에 각별한 주의를요한다.

 

 

Reference

 

[1] FHWA(1987), Drilled Shaft, National Highway Institute

[2] 도로교설계기준 및 해설 (2008), 대한토목학회

[3] 항만 및 어항설계 기준·해설(2014), 해양수산부

[4] Jeong,S.S., Kim,J.Y.(2013), “Application of Virtual Fixed Point Theory and Discrete Analysis for Pile Bent Structures” Korean Geotechnical Engineer Conference

[5] 한국도로공사 설계처(2004), “단일현장 타설말뚝 기초공법 적용 기준”

[6] Yun,J.W., Han,J.T(2017), “A Study of Response Spectrum Analysis of Virtual Fixed Point Model in Pile-Supported Wharf”, Korean Society of Hazard Mitig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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